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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 F1 Korean Grand Prix

금붕어 기억력을 위한 F1 감상문.

1. 경기 시작
첫 한국 그랑프리에서 슈옹의 활약을 기도하며 기우제를 지냈는데, 응답이 과하여 경기가 1시간이나 지연되는 상황이 발생. 경기종료 후 시청할 예정일 남자의 자격에 피해가 가지 않길 바라며 졸고 앉아 있었다. 또한 캐스터가 선수들과 팀 이름을 발음할 때 격하게 굴려주시는...그냥 한국어 표준발음으로 해도 좋으련만.

2. 슈옹의 활약
개인적으로 출발 신호를 기다릴 때의 엔진소리와 두근거림을 느끼고 싶었는데, 세이프티카를 졸졸 따라다니는 미지근한 모습에 조금 실망했다. 망할 놈의 비... 한참을 그렇게 돌길래 잠시 화장실에 다녀왔는데, 그 사이 세이프티카가 사라지고 슈옹이 9위에서 6위로 치고 올라왔다는 사실을 음성으로 확인했을 뿐이었다. 그래도 단추 군을 추월하는 장면은 실시간으로 봐서 기쁘다는.
최종 성적은 4위로, 복귀 후 최고 성적이다. 사실 베텔이 리타이어한 뒤로 '한 놈만 더 걸려라' 하고 바랬지만, 결국 포디움에는 오르지 못했다. 그래도 슈옹에게 한국에서의 경기가 좋은 기억으로 남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 괜히 흐뭇해 했다는. ^^
F1을 챙겨보지 않은지 오래되어 베텔이 얼마나 잘 달리는지는 모르겠으나, 레인 마스터의 전설인 슈옹과 바리옹을 놔두고 '베텔=레인 마스터' 라는 공식을 거듭 강조하는 캐스터와 해설위원의 멘트에 웃음이 나올 뿐이었다.

3. 그 밖의 선수들
내가 기억하는 F1 최강의 라이벌 팀은 페라리와 맥라렌이었기에 레드불이란 팀은 도대체 어디서 갑툭튀한 것일까 늘 궁금하지만, 웨버는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신사 같은 외모에 재규어에서 뛰던 시절 활약했던 경기를 시청한 기억이 있기에 내심 우승을 바랬건만...
베텔과 웨버의 리타이어로 레드불은 초상집 분위기. 반면, 페라리는 축제 분위기였다. 알론소를 좋아하는 국내 팬들도 많겠지만, 개인적으로 다혈질의 스페인 선수를 좋아하지 않아서 한국에서의 첫 우승자가 알론소라는 사실이 기쁘지만은 않다.

4. 경기 종료
우승자가 누가 됐건간에 격하게 휘날리는 체커기를 기대했는데...응?;; 나만 그렇게 느낀 줄 알았는데 다들 그렇게 생각하고 있더라는. 그래도 그 뒤로 간지나게 휘둘렀으니 그걸로 됐다.
아쉬운 점이라면 경기가 끝나자마자 중계를 끝마쳤다는. KBS 공중파 배구 중계를 통해 많이 당해봤기에 짐작은 했다만, 그래도 명색이 첫 경기인데...그렇게나 해피선데이 시청자들이 무서웠니? 이럴 줄 알고 곧바로 Star Sports로 돌려 시상식 장면까지 봤다. 익숙한 이탈리아 국가로군.

5. KBS TV 중계에 관하여
한국어 중계를 보면 모르던 규정을 배울 수 있기에 미숙한 진행을 참아가며 지켜봤는데, MBC 케이블 채널에서도 중계하는 줄 알았다면 진작 그곳으로 돌렸을 것이다.
무선 라디오 내용을 가지고 소설 쓰는 해설위원하며, 이승기와 같은 이미지로 국내 여성팬들에게 인기가 높다는 베텔 이야기에 풉. 베텔이 귀엽긴 했지만 거기에 이승기 얘기는 왜 나오는거지? 게다가 당연히 언급할 것이라고 예상한, 한국에서 F3 경기에 참가했던 단추 군 드립이 빠져서 왠지 섭섭하다.

6. 기타 한 줄 감상평
- 포디움에 오르는 선수들을 향해 박수치는 레이싱걸들의 가식은 아마도 나의 질투?
- 우승자의 드라이버즈 포인트가 25점이라니 깜놀...10점일 때가 그립다.
- 자신의 블로그에 F1 카테고리가 존재하는지도 기억 못하는 1人
- 그리고 슈옹의, 한국말로 인사하는 인터뷰가 보고픈 1人 ("안농하쎄요")

KBS의 막강 공중파 중계로 오늘 나를 떠올리는 지인들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해 본다.

사실 한국 그랑프리가 열리면 죽어도 보러 가겠다는 내 결심은 현실적인 경제상황으로 인해 무너졌다. 그만큼 F1에 대한 열정이 식었던 것이리라. 그러나 (비로 인해 잠시 루즈한 상황도 발생했지만, 결과론적으로) 예상을 뒤엎는 재미난 경기에 다음 시즌부터 다시 제대로 챙겨볼까 하는 생각도 든다.

다음 시즌엔 미친 척 티켓을 끊을까? 같이 보러 갈 사람이 없는데... 애인이라도 생기면 남친께서 친히 티켓을 끊어주실까? 뮤_뮤

2010.10.25 00:10  스포츠/F1  댓글0